빙하가 울자, 4만년 전 벌레가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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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광객이 스위스 발레주 알프스산맥에 있는 론 빙하 속 얼음 동굴을 둘러보고 있다. 7㎞ 길이의 론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점차 녹아 없어지자, 스위스 정부는 유실 방지를 위해 빙하 위를 흰색 특수 담요로 덮었다. /EPA 연합뉴스

스위스 연방 연구 기관인 숲·눈·경관 연구소(WSL)가 3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기후변화로 현재 지구 온도가 지난 1200년 사이 가장 더운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 빙하와 동토(凍土)가 녹아내리면서 얼음에 갇혀 있던 고대 생물이 발견되는 등 미지의 세상이 드러나고 있다. 철기시대 유물도 발견되며 빙하와 동토가 ‘고고학적 유적지’로 변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지난달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4만6000년간 잠들어 있던 석기시대 벌레가 ‘휴면(동면 같은 상태)’에서 깨어났다고 밝혔다. 유전자 분석 결과 벌레는 마지막 빙하기에 살았던 선충류로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력을 발휘한다. 크기는 1㎜ 미만으로 퇴적층에서 채취한 벌레에게 영양을 공급하자 부활해 번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동시대에 출현한 네안데르탈인과 매머드 등과 섞여 살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앞서 2억5000만년 전의 단세포 미생물이나 박테리아가 되살아난 경우는 있었지만, 다세포 생명체 중에선 가장 오래된 사례로 알려졌다.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4만6000년간 휴면하다 지난달 깨어난 석기시대 벌레(왼쪽). 1986년 실종됐다가 최근 발견된 독일 산악인의 등반 장비(오른쪽).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스위스 발레주 경찰

그린란드 등에서 채취한 해빙수를 분석한 결과 1㎖당 수만 마리의 미생물이 발견됐다는 보고서가 국제 학술지에 실리기도 했다. 티베트고원 빙하에서 나온 박테리아 1000여 종 중 80percent가 전에 없던 종류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2016년 동토인 시베리아 북부에 35도가 넘는 폭염이 닥쳤을 때 탄저병이 돌아 순록 2300여 마리가 죽고 주민 10여 명이 감염되는 일이 있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폭염으로 동토층이 녹으며 탄저균에 감염됐던 동물 사체가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며 “빙하와 동토가 이 추세로 녹으면 인류에 치명적일 수 있는 고대 바이러스까지 깨어날 수 있다”고 했다. 현 인류가 나타나기 전에 창궐한 세균과 바이러스, 미지의 생물체가 깨어나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유럽에선 만년설 등이 녹으며 3500년 전 가죽 신발과 2500년 전 나무 조각상 등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로마 시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죽끈 등 유물도 나왔다. 이탈리아의 스콜루초산 해발 3000m 지점에선 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 군대가 피난처로 쓰던 벙커까지 드러났다. 특히 알프스 지역에선 수십 년 전 실종된 산악인의 시신이 잇달아 발견되고 있다. 1974년 실종된 32세 영국인과 1990년 사라진 27세 독일인의 시신이 얼음 속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얼음이 없어지며 국경도 바뀌고 있다.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알프스 마터호른(해발 4478m) 정상에서 이어지는 ‘테오둘’ 빙하의 물줄기가 국경의 기준이다. 이 빙하가 지난 40년간 4분의 1로 줄면서 물줄기 위치가 이탈리아 쪽으로 100m쯤 이동했다고 한다. 양국은 지난해 국경선 문제를 놓고 논의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1979년 관측 이래 최근 들어 북극에서는 매년 남한 면적(10만㎢)에 육박하는 크기(7만8500㎢)의 해빙(海氷·바다에 뜬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 가속도까지 붙었다. 남극에서도 가로·세로·높이가 100m인 얼음 덩어리 400여 개만큼이 매일 없어지고 있다.

사라지는 빙하는 해양 동물에게도 고통을 주고 있다. 일각고래와 흰돌고래 등은 해빙이 쪼깨지는 소리에 방향 감각을 잃거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극지연구소는 “남극 장보고 과학 기지 인근에 서식하는 아델리펭귄 27마리를 추적해 보니 이 중 5마리가 빙하 붕괴 등으로 기존 사냥터를 떠났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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